좋은 시조

박성민/목도장 파는 골목 /

이보영(현숙) 2017. 9. 9. 22:57


목도장 파는 골목 / 박성민

노인의 손끝에서 이름들이 피어난다.
이름 밖 나뭇결이 깎여나는 목도장,
움푹 팬 골목길 안도
제 몸 깎고 피어난다

캄캄한 음각 안에 웅크려 있는 고독.
나 아닌 것들이 밀칼에 밀려날 때
촘촘한 먼지 속에서
울고 있는 내 이름.

노인의 이마에서 전깃줄이 흔들리고
골목에 훅, 입김 불자 길들도 흩어진다.
도장에 인주를 묻혀
붉은 해 찍는 저녁.

'좋은 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스크랩] 몽당연필/변우연  (0) 2017.12.11
우은숙/물렁한 힘  (0) 2017.09.09
배우식/인삼반가유상  (0) 2017.05.05
박해성/정읍시 안단테로  (0) 2017.05.05
이순권/혈거시대,반구대 암각화   (0) 2017.05.0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