목도장 파는 골목 / 박성민
노인의 손끝에서 이름들이 피어난다.
이름 밖 나뭇결이 깎여나는 목도장,
움푹 팬 골목길 안도
제 몸 깎고 피어난다
캄캄한 음각 안에 웅크려 있는 고독.
나 아닌 것들이 밀칼에 밀려날 때
촘촘한 먼지 속에서
울고 있는 내 이름.
노인의 이마에서 전깃줄이 흔들리고
골목에 훅, 입김 불자 길들도 흩어진다.
도장에 인주를 묻혀
붉은 해 찍는 저녁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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