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은유
우재영
1
달빛이나 담아 둘까 새로 바른 한지창에
누구의 그림에서 빠져나온 행렬인가
기러기 머언 그림자 무단으로 날아들고
2
따라 놓은 찻잔 위에 손님같이 담긴 구름
펴든 책장 사이로 마른 열매 떨어지는
조용한 세상의 한때, 이 가을의 은유여
3
개미취 피고 지는 절로 굽은 길을 가다
밑둥 굵은 나무 아래 멈추어 기대보면
지는 잎 쌓이는 소리 작은 귀가 간지럽다
'좋은 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우제영/가을 손님 (0) | 2014.05.28 |
---|---|
유재영/물총새에 관한 기억 (0) | 2014.05.28 |
유재영/다시 월정리에서 (0) | 2014.05.28 |
유재영/깨끗한 슬픔 (0) | 2014.05.28 |
유재영/가을 이순 (0) | 2014.05.28 |